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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Dr. Seoul 8호 : 북부병원 김동구 과장 인터뷰
Q. ‘제8호 닥터서울’ 김동구 과장님의 소개와 의사로서 재활의학과를 전공으로 선택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서울시 북부병원 재활의학과에 근무하는 김동구입니다. 2005년 사고로 인한 경수 손상으로 휠체어를 타게 되었습니다. 사지마비 영구 장애로 1년 4개월 병원 생활을 하며 힘든 재활치료 과정을 겪었고, 당시 정형외과 전공의였지만 더는 수술을 하는 정형외과를 할 수 없었습니다. 이후 여러 과를 고민하다 제가 경험한 재활치료 과정과 사회로 복귀한 경험이 장애를 갖게 된 분들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재활의학과 공부를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Q. 공공의료에 관심을 가지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공공의료 내에서 재활에 대한 과장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A. 일반적으로 재활치료에는 1년에서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이 기간 동안 환자가 제대로 된 경제활동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또한 긴 재활치료를 끝낸 후 퇴원하더라도 장애를 가진 채 재취업을 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장애를 갖게 된 채 사회로 복귀한다는 것이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분들에게는 더욱더 힘든 일입니다. 재활치료의 최종 단계이자 궁극적인 목표는 한 사람을 다시 사회로 복귀시키는 것입니다. 재활치료를 받은 환자를 사회에 성공적으로 복귀시키기 위해서는 이분들이 사회에 나가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어떤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는지, 사회에 흩어져 있는 복지적 자원은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충분히 설명해 주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아무래도 병원에서 수익성이 더 중시되다 보면 이러한 부분들이 지켜지기가 쉽지 않은데, 공공병원에서는 공공성이 강조되다 보니 환자에게 그러한 설명의 시간을 충분히 할애할 환경적·시간적 여건이 조성되어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장애를 지닌 취약계층이 사회로 복귀하는 데 있어 직면할 한계와 문제점들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것이 공공의료의 역할이라 생각하여 관심을 갖게 되었고, 더 나아가 단순한 의학적 치료만이 아니라 한 사람이 돌아가야 할 가정, 직장 그리고 지역사회에 자연히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Q. 국립재활원에서 서울시립북부병원으로 오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국립재활원은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재활병원이자 공공의료기관이며, 재활과 공공의료 분야와 관련된 많은 일을 하는 곳입니다. 저는 이런 역할을 해줄 공공의료기관이 지역사회 곳곳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런 곳에서 일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중 서울시 북부병원이 딱 그런 곳이고 또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해 나갈 곳이라 생각해 오게 되었습니다. 또한, 재활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내과, 신경과 그리고 정신건강의학과의 협진은 필수적인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북부병원은 재활 및 공공 병원으로서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병원이라 생각했습니다.
Q. 북부병원에서 진료를 하면서 의사로서 보람 있었던 순간이나 기억에 남는 환자분이 있으신가요?
A. 북부병원에 근무한 지 8년이 되었습니다. 입사 초기에 제게 입원했던 분들이 퇴원해서 가정으로, 직장으로, 지역사회로 돌아가서 어느 정도 안정된 삶을 다시 찾으셨을 시기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서 마트를 가거나 아이들과 여행을 다니다 보면 간혹 저를 알아보시고 그때 치료 잘 받고 집에 돌아와 잘 지내신다, 직장에 복귀해 잘 살고 있다. 등등 인사를 해주시는 분 들을 우연히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 제가 더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Q. 뇌경색, 치매 등 노인성 질병의 경우 재활치료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서울시립 북부병원의 재활 의학센터에 대한 소개와 자랑 부탁드립니다.
A. 북부병원은 재활치료를 위해 필요한 것이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30여 명의 유능한 재활치료사와 재활 환자들에 경험이 많은 간호사들이 근무하는 병동이 있습니다. 입원 재활부터 주간 재활 병동 그리고 외래 재활치료로 연결되는 재활 프로그램이 수년간의 경험으로 잘 구성되어 있으며, 포괄적 재활팀에 꼭 필요한 영양사, 심리 상담사와 사회복지사가 환자들의 재활치료에 필요한 부분들을 지원해 줍니다. 한편으로, 비단 재활치료뿐만 아니라 환자가 가지고 있는 여러 질환에 대해서도 원내에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보통 어르신분들이나 노인성 질환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분들은 여러 동반질환을 가지고 있으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부병원은 원내에서 내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한방과 등 진료과 간의 협진이 매우 잘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로 재활치료 중인 환자가 만성질환이나 정신질환과 같은 동반질환을 보유하고 있을 시, 이러한 질환에 대한 치료까지 병행하여 진행하시기에 좋은 환경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병원 내 재활의학과만 존재하거나 재활치료가 주가 되는 재활전문병원, 큰 규모로 인해 환자 개개인에게 세밀한 관심을 기울이기 힘든 대학병원에서는 이러한 시스템이 조성되기가 어려울 겁니다. 그러나 북부병원은 마치 병원 전체가 한 팀처럼 협력하여 움직이는, 환자 개개인에게 맞춤화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환자 중심의 병원이라 자랑할 수 있습니다.
Q. 혹시 현재 노인성 질환 또는 노인 분들과 관련하여 북부병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별개의 사업들이 존재하나요?
A. 북부병원은 코로나19 이전까지 원내 환자와 퇴원 환자 모두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사업들을 매년 시도해왔었습니다. 예로 환자들과 근방에 위치한 중랑구 캠핑장을 방문하여 병원 내에서뿐만 아니라 야외에서도 보행훈련을 하실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했었습니다. 또한 사회복지사 및 작업치료사 선생님들과 퇴원한 환자의 자택을 방문해 장애가 있으신 분들이 잘 지내실 수 있도록 생활환경을 개선해 드리거나 교육을 해드리는 사업도 진행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코로나19로 인해 최근까지는 이러한 사업들이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현재는 조금씩 사업을 다시 재개하고 있고, 상황이 더 나아지면 다시 예전처럼 환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새로이 개발하고 활발히 추진할 계획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원내 유휴공간에 헬스 운동을 위한 기구 등을 들여놓고 지역사회 주민분들에게 개방하는 사업을 실시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서울시에는 구마다 복지센터나 복지관들이 존재하지만 대기도 길고 행정적인 제약도 존재하여 손쉽게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북부병원에서 시설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등록비만 받고, 지역에 거주하는 어르신분들이나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편하게 오셔서 운동 등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재활치료의 특성상 연속성 및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데요. 북부병원에서 주간 재활 병동을 운영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으신가요?
A. 재활치료 후 집으로 퇴원할 때 많은 분들이 불안해하고 걱정을 하십니다. 내가 퇴원해서 잘 지낼 수 있을까? 집으로 갔다가 적응 못 해 방 안에서만 지내게 되는 건 아닐까? 재활치료 못 받고 몸이 망가지면 어떻게 하지? 등등 많은 근심 걱정으로 퇴원을 미루고 다시 병원으로 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족분들 또한 몸이 불편하신 분을 어떻게 집에서 잘 케어할지에 대해 막막히 여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환자도 가족도 불안감을 느끼다 보니 결국은 환자가 다시 병원에 입원을 하고, 그 병원에서의 입원 기간이 끝나면 다시 또 새로운 병원으로 가는 악순환이 발생을 합니다. 병원처럼 지내기 편한 곳에서 완전히 다른 환경인 집으로의 퇴원에는 적응을 위한 한동안의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현재 북부병원 주간 재활 병동은 집과 병원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함으로써 환자들이 오랜 시간 병원들을 전전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북부병원 주간 재활 병동에서 환자들은 낮 6시간 동안 병원에서 지내고 나머지 시간은 집에서 보내며, 집에서 불편한 부분들을 병원에 와서 주간 병동 간호사와 주치의 그리고 담당 치료사들과 상의하고 필요한 부분들에 대해 치료를 진행합니다. 이렇듯 주간 재활 병동이 일정 기간 동안 환자가 가정과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가교 구실을 해 줌으로써, 궁극적으로는 환자가 병원을 떠나 병원 밖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Q.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하고 연계 협력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북부병원 인근에 있는 서울의료원과 어떤 연계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나요?
A. 서울의료원은 종합병원으로 급성기 재활치료를 잘 받을 수 있는 병원입니다. 그리고 북부병원은 급성기가 지난 환자들이 재활치료에 집중할 수 있는 병원입니다. 서울의료원은 다양한 검사와 처치를 할 수 있어 급성기에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며 향후 재활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렇게 발병 수주 이후 환자들이 몸 상태가 안정화되면 저희 병원으로 전원을 오셔서 좀 더 집중적인 재활치료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입원 중 혹시라도 생기는 응급상황, 즉 뇌경색 등의 재발이나 폐렴, 요로 감염 등으로 인한 패혈증, 조절되지 않는 경련 등으로 인한 응급상황이 생기면 서울의료원 응급실로의 빠른 전원으로 치료할 수 있어 서울의료원과 북부병원은 서로 보완적인 관계로 재활 환자에게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모델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과장님의 좌우명 또는 인생 책 구절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조금은 유치하고 단순하지만, 제가 학생 때 임상과 교수님이 “의사는 거짓말하면 안 돼, 의사가 거짓말하면 사람이 죽어!”라는 말을 해주셨습니다. 모든 순간에 제가 거짓말을 안 하고 살 수는 없지만, 적어도 환자를 진료하는 순간만은 거짓된 말을 하지 않는 의사가 되려고 합니다.
Q. 과장님이 생각하는 좋은 의사(good doctor)란 무엇인가요
A. 다른 학자, 동료 의사 그리고 환자 등 누구에게 좋은 의사이냐 따라 다를 것 같지만 공공병원에서 진료를 하고 있는 지금의 저에게 좋은 의사란 환자들에게 좋은 의사일 것 같습니다. 물론 잘 치료해 주는 의사가 좋은 의사인 것은 맞습니다. 거기에 더불어 한 가지, 잘 설명해 주는 의사가 좋은 의사라 생각합니다. 의사인 제가 1년 4개월 병원 생활을 하며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의사인 저도 다른 의사 선생님 진료실 들어가는 순간 궁금했던 것, 상담받고 싶었던 것, 하나도 기억 안 나고 진료실에서 나오면 아 맞다! 그거 여쭤봐야 하는데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의학적 지식이 적은 분들은 얼마나 더 할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회진 때나 진료실에서나 가능한 제가 아는 지식을 거짓 없이, 할 수 있는 한 쉽게, 꼭 필요한 부분들을 설명 드리려고 합니다.
Q.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서울시도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기도 한데요. 이러한 환경 속에서 서울시립 북부병원의 비전과 향후 역할에 대한 과장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A. 고령화 시대가 가속화될수록 노인성 질환을 보유한 인구의 수는 급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북부병원은 이러한 시대 상황에 발맞춰 노인인구뿐만 아니라 노인성 질환, 그리고 다양한 질환 및 사고로 인해 몸이 불편해진 분들을 위한 최고의 공공병원이 될 수 있도록 매진할 것입니다. 또한 장애를 갖게 된 분들에게 특화된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울시 최고의 공공병원, 환자의 입원부터 퇴원 후까지 책임지는 공공병원, 보건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누구라도 편하고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서울시의 대표 공공병원이 될 것입니다.
※ 2022년 닥터서울 8호 편집본 상단 E-book으로 보기 및 PDF 다운로드 통해 확인
발행처 서울특별시 공공보건의료재단
발행일 2022년 10월
발행인 김창보
편집인 유창훈, 김다양, 서슬기
사진/인터뷰 협조 북부병원 김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