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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Dr. Seoul 9호 : 동부병원 이평원 과장 인터뷰
Q. ‘제9호 닥터서울’ 이평원 과장님의 소개와 의사로서 신경과를 전공으로 선택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특별시 동부병원 신경과 과장 이평원입니다. 동부병원에서 16년째 신경과 진료를 해왔으며, 현재 진료부장 역할과 함께 코로나 이후 병원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년 전 삼성서울병원에서 인턴 생활을 하던 당시, 사지마비나 의식저하로 응급실에 오는 환자들을 신경과 교수님과 선배들이 능숙하게 진료해 회복시키는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뇌·척수의 염증성 질환을 신속히 진단해 빠른 치료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신경과 진료에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신경과를 전공으로 택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Q. 동부병원에서 근무하게 된 동기, 그리고 이렇게 오랜 기간 동부병원에서 근속하시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A. 전문의 시험을 앞두고 미래를 고민하던 와중,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과장님의 추천으로 2007년에 동부병원으로 오게 됐습니다. 부임 첫해셨던 김동진 前 원장님과 만나 동부병원의 앞으로의 비전, 그리고 취약계층에게 봉사하는 병원이라는 동부병원의 사명을 전해 들으면서 이곳에서 일하는 것이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또한 당시 신경과 과장 직위가 공석이었기 때문에 신경과라 는 조직을 제가 새롭게 이끌고 나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제가 원하는 방식의 진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와 동부병원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동부병원이 위치한 인근에 신경과가 있는 병원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레 신경계 질환을 가진 지역사회 환자들과 유대가 많이 쌓이게 되었고, 입사 초기부터 현재까지 16년 동안 저를 믿어주시고 의지해 주시는 분들이 매우 많아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것이 제가 동부병원에서 긴 시간 동안 근무하게 된 동기가 된 것 같습니다.
Q. 진료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환자나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A. 50대 중반 나이에 알츠하이머 치매를 진단받아 10년째 치료 중인 환자분이 한 분 계십니다. 다행히 초기에 진단을 하여 약물치료를 받게 하였고, 60대 중반인 현재 일상생활이 충분히 가능하신 정도이셔서 환자분과 가족분들이 항상 제게 감사하다고 말씀해 주십니다. 퇴행성 노인성 질환은 치료의 속도와 빠른 판단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빠른 초기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상황이 크게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신경과 전문의로서 환자에게 치매를 진단 내리는 것은 매우 가혹하고 어려운 일이지만, 신속히 판단하여 환자에게 검사와 치료에 대한 설득을 빠르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일깨워준 사례였습니다.
Q. 과장님이 생각하는 좋은 의사(good doctor)란 무엇인가요?
A. 세상에는 정직하고 좋은 의사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의사들이 진료의 연속성과 편의성, 그리고 경제성에 매몰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사 자신에게 초점을 맞춘 진료가 이뤄지다 보면 환자를 위한 정확한 진단과 빠른 치료 방향 설정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가능한 빠르게 회복하여 일상으로 복귀하고 싶은 환자의 입장에 초점을 맞춰 정확하고 빠른 치료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것이 좋은 의사라고 생각합니다.
Q. 과장님의 좌우명 또는 인생 책 구절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제 좌우명은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자”입니다. 40년 넘게 세상을 살면서 가장 관심이 많았고 공부하고 싶은 분야의 전문가가 된 만큼 저를 찾아오는 아픈 시민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치료를 제공해주는 것이 저의 올바른 인생길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공자의 효경에도 나오고 법정 스님의 글에도 인용되었던 말 중에 ‘길이 아니면 가지 말고, 말이 아니면 듣지 말라.’라는 글귀를 마음에 항상 새기고 있습니다.
Q. 동부병원의 비전 중 ‘지역사회의 자랑이 되는 병원’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지역사회와 연계 협력 했던 적이 있으신가요?
A. 동부병원이 자리한 동대문구와 인접해있는 성북구ᆞ 중랑구ᆞ성동구 등에서 보건소와 연계한 건강사업을 매년 진행했고, 구청 및 지역 교회와 연계하여 무료 건강 강좌를 진행했습니다. 또한 은평마을ᆞ서울시 쪽방촌ᆞ비전트레이닝센터ᆞ다시서기센터 등과의 연계ᆞ협력으로 입원치료가 필요한 알코올 정신질환자나 노숙인 환자 등 취약계층을 치료해 이들이 다시 정상적인 생활로 복귀하도록 하는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습니다. 현재는 이 기관들을 통해 동부병원의 진료가 재개됐음을 알리고 지역사회 취약계층 환자가 예전처럼 동부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서울의료원 등 타 시립병원과의 연계 협력은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현재 서울의료원ᆞ보라매병원ᆞ북부병원 등과 진료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수술이 요구되는 환자는 서울의료원ᆞ보라매병원으로 전원 의뢰하고 있고, 재활치료가 요구되는 환자는 북부병원 재활의학과에 연계하고 있습니다. 한편 동부병원은 전문 호스피스 병동에서 연명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을 전원 받고, 급성기를 지나 아급성기에 접어들어 다양한 질환에 대한 포괄적 진료가 요구되는 환자들을 전원 받아 치료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Q. 인근 지역주민 대상으로 치매 및 파킨슨병에 대한 건강 강좌도 여러 차례 진행하셨는데요. 현장 주민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A. 그간 동부병원 인근 여러 교회, 상공회의소, 동대문구청, 성동구 데이케어센터 등에서 치매ᆞ파킨슨병ᆞ말초신경질환ᆞ뇌졸중 등에 대한 건강 강좌를 진행해왔는데, 이 지역이 노인인구 비율이 비교적 높은 곳이어서 시민분들의 참석률이 높은 편이었고 가능한 쉬운 용어와 표현을 통해 알기 쉽게 강연을 진행하니 반응이 정말 좋았습니다. 아울러 건강에 대한 기본적인 것들이나 질환ᆞ치료방법 등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부분들에 대해 활발히 질문해 주셔서 질의응답시간이 강연시간 못지않게 길었던 것으로 기 억합니다. 강연을 들으시고 건강관리의 필요성을 느껴 동부병원에 내원해 진료를 받는 환자분들도 많았습니다.
Q.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 해제되고 일반 진료를 재개하였습니다. 현재 동부병원에서는 일상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나요?
A. 병원 내 시설과 관련된 모든 부분이 코로나19 환자의 동선 및 방역에 최적화되어 있었기에 이를 원상태로 회복시키기 위하여 두 달 가까이 노력했고, 오랜 기간 사용되지 않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검사 장비들을 정상화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특히 전담병원 지정이 해제되고 진료 기능이 정상화됐음을 전파하는 게 중요하므로 이를 알리는 현수막 및 홍보물을 설치해왔으며, 기존 등록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문자 안내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현재 매주 2회씩 병원장님과 의사분들이 함께 모여 환자의 증가 추세를 모니터링하고 더 빠른 일상 회복을 이뤄내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고려대병원 원장님과 직접 만나 입원환자를 전원 받고 외래진료와 관련된 협력을 강화하는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 코로나19 시기 동안 동부병원 인근 지역이 재개발, 신축ᆞ재건축되어 젊은 연령층과 사회경제적인 부분에 높은 욕구를 지닌 시민분들이 늘어난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분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병원 1층 공간을 리모델링했으며 2층 또한 현재 리모델링 중에 있습니다. 하드웨어적인 부분에서 눈에 띄는 개선이 이뤄지다 보니 일반 건강보험 환자의 비중도 늘어나고 있고, 노숙자 등 취약계층 환자분들도 환경의 영향으로 인해 예전에 비해 정숙하게 진료를 받으신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Q. 공공의료에 대한 과장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A. 현재 인구 고령화로 의료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병원비에 대한 서울 시민들의 부담은 갈수록 커질 것이고 그만큼 양질의 진료를 받기도 어려워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계에서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수록 시민의 생활은 궁핍해지고 삶의 질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취약계층뿐만 아니라 중산층 또한 의료비용 대비 효과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공공의료가 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서울 시민들께서 비용 대비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서울시 산하 병원들의 꾸준한 노력과 서울시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양질의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공공병원의 설립과 확충도 필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Q. 닥터서울 공식 질문입니다. 위드코로나/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시립병원을 포함한 서울시 공공 의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그 속에서 동부병원의 역할 또는 필요한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 하십니까?
A. 취약계층의 경우 공공병원 의존도가 매우 높은데 코로나19 기간 동안 공공병원이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는 등 진료받을 병원이 부족해져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을 겁니다. 서울시 공공의료는 향후 코로나19와 비슷한 상황이 다시 발생하더라도 비상 상황에서의 진료와 함께 일반진료도 중단되지 않고 함께 병행될 수 있도록 충분한 시설과 인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또한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을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공공병원을 설립하여 감염병 환자의 치료를 전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봅니다. 동부병원의 경우 17개 진료과를 갖춘 종합병원으로서 서울 시민들의 다양한 질환을 포괄적으로 감당해 낼 수 있는 병원 입니다. 앞으로 동부병원이 서울시민들의 포괄적인 일반진료를 책임질 수 있는 병원으로서 더욱 공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전 의료진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 2022년 닥터서울 9호 편집본 상단 E-book으로 보기 및 PDF 다운로드 통해 확인
발행처 서울특별시 공공보건의료재단
발행일 2022년 11월
발행인 김창보
편집인 유창훈, 김다양, 서슬기
사진/인터뷰 협조 동부병원 박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