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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건강보험료 개편을 넘어 소득중심 부과체계로 나아가는 길 (28호)

“2단계 건강보험료 개편을 넘어 소득중심 부과체계로 나아가는 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김종명 공동대표

지난 9월부터 2단계 건강보험료 개편이 다행히도 예정대로 시행되었다. 혹시나 새로 들어선 정부가 정책을 변경하거나 미루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예정대로 그대로 추진하였다. 이로써, 건강보험료의 형평성은 작지만 한걸음 더 개선되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런데, 이 글을 읽는 다수의 시민들은 좀 어려울 수도 있겠다.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이라고? 많은 근로소득이 전부인 가입자들은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흔히 건강보험료는 소득에 비례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렇다. 근로소득자에게는 근로소득의 6.99%가 건강보험료로 부과되고 있는데, 그중 절반(3.5%)은 사업주가 부담해준다. 월 300만원의 근로소득자는 10만 5천원이 건강보험료로 월급 통장에서 징수된다. 근로소득자는 유리지갑이라 건강보험료 부과방식이 참 깔끔하다. 그런데, 지금 건강보험료는 꼭 소득에 비례하진 않는다. 건강보험료 부과 형평성에 많은 논란이 발생하는 이유다.

예로, 나와 월급은 300만원으로 같지만, 금융재산이 많아 이자․배당소득을 월 150만원 정도 추가로 벌어들이는 동료가 있다고 하자. 그런데, 그 동료의 소득은 나보다 50%가 더 많지만, 건강보험료는 동일하다. 2000만원이하의 근로외소득에는 건강보험료가 부과되지 않기에 그렇다. 재산도, 소득도 훨씬 많은 데도 건강보험료는 동일하다니!. 과연 형평한가.

또 다른 예로는, 월급받다가 회사를 그만 두었다고 하자. 퇴직으로 소득은 사라졌지만, 건강보험료는 때에 따라 더 많이 부과될 수도 있다. 직장을 다닐땐 직장가입자였지만, 직장을 그만두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직장가입자는 근로소득에 건강보험료가 부과되었지만, 지역가입자는 소득 외에도 재산(월세, 전세금포함), 자동차에도 건강보험료가 부과된다. 소득이 없어도 작은 재산에도, 전세자금에도 건강보험료가 부과된다. 그래서, 직장을 다니다가 그만두거나, 정년으로 은퇴했을 때, 오히려 건강보험료가 더 많이 부과되는 사례가 여전히 비일비재했다.

그래서, 그간 건강보험료 부과방식이 불공평하다는 불만이 크게 제기되었다. 누구는 소득이 더 있어도 건강보험료가 부과되지 않고, 누구는 소득이 없는데도, 건강보험료가 크게 부과되었다. 대체로 서민에게 가혹하고, 부자에게 무임승차를 허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개혁하고자, 두 번에 걸쳐 크게 개혁을 단행했다.

첫 번째 개혁은 2018년 이뤄졌다. 근로소득 외의 소득이 연 3,400만원을 초과하면 건강보험료가 부과되었다. 같은 기준으로 피부양자 기준도 강화했다. 지역가입자에게는 평가소득제도를 없애고, 소득이 없는 경우 소득에 최저보험료를 그리고 재산과 자동차 기준을 완화해주었다. 이로써 건강보험료의 형평성은 조금 개선되었다.

두 번째 개혁은 지난 9월부터 적용되었다. 이는 이미 2018년에 예정된 2단계 개혁이었다. 근로소득 외의 소득이 연 2,000만원으로 하향되었다. 피부양자 기준도 동시에 더 강화되었다. 지역가입자에겐 재산 공제가 5,000만원으로 늘어났고, 자동차는 4천만원이상에게만 부과하도록 했다. 건강보험료의 형평성은 더욱 개선되었다.

문제는 2단계 이후 추가적인 건강보험료 개편 계획이 없다는 점이다. 새로 들어선 정부는 애초 예정된 2단계 개편까지만 추진했다. 2단계 개편만으론 건강보험료의 형평성을 달성했다고 보기 어렵다. 건강보험료의 형평성이란, 능력에 비례하는 건강보험료 부과를 말한다. 부담능력은 많은데, 건강보험료를 적게 내거나, 부담능력이 적은데, 많은 건강보험료를 내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예로, 아직도 직장가입자는 2천만원 이하의 근로외 소득에는 건강보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근로소득만 갖고 있는 연 2천만원이하의 모든 가입자가 소득의 6.99%를 건강보험료로 내는 것과 여전히 형평적이지 않다. 지역가입자도 마찬가지다. 소득이 사라지거나 혹은 은퇴후라도,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 작은 집 한채에도 건강보험료는 크게 부과된다. 재산보험료는 공제액을 5천만원으로 상향했음에도 최근 부동산값의 급등으로 경감효과는 줄어들었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료 부과방식은 참 독특하고 복잡하다. 특히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과방식을 파악하려면 매우 복잡한 계산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재산에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사례는 전세계에서도 찾아보기는 어렵다. 심지어 자동차에도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나라는 없다.

가장 합리적인 건강보험료 부과방식은 부담능력에 비례해 부과하는 것이다. 바로 소득이다. 직장가입자는 연 336만원 이상의 근로소득에 보험료가 부과된다. 소득이라면 근로소득, 금융소득, 사업소득, 기타 소득 등 따지지 말고, 동일하게 부과하면 될 일이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취하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형평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발생하지 않는다. 1,2단계 부과체계 개편안은 모두 소득중심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목표로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으로 제시되었다.

소득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데에 대해 한때, 지역 가입자의 소득파악률 문제가 대두되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자영업자의 사업소득 신고율은 2005년의 34.5%에서 2017년에는 91.6%로 크게 향상되었다. 단일한 소득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조성이 된 셈이다.

윤석열 정부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를 좀 더 개편할 수 있는 3단계 안을 준비해야 한다. 1,2단계보다 더 단일한 소득중심 부과체계에 다가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다음의 내용이 담겨야한다. 첫째, 근로소득 외 부과기준 2천만원을 추가로 하향한다. 근로소득기준과 동일하게 근로외 소득의 연 336만원 이상에 동일한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것이다. 둘째, 지역가입자의 재산기준과 자동차 기준을 폐지하고, 직장가입자와 동일한 소득기준을 적용한다. 일용소득은 근로소득으로 간주한다. 셋째, 피부양자의 소득에도 동일하게 적용한다. 이런 기준이 적용되면 사실상 피부양자 개념은 사라진다. 2단계에서 3단계로 넘어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물론 근로외 소득에 건강보험료를 부과하기 위해서는 근로소득과 같이 실시간 소득파악체계는 필요하다. 국세청의 자료가 건강보험공단과 공유될 수 있어야 한다.

소득중심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로의 개편은 건강보험료의 부과형평성을 크게 제고하여, 건강보험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키우는 역할을 한다. 건강보험료 인상에 대한 불신을 줄이고, 건강보험의 보장을 강화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건강보험의 역사로 보면, 과거 20년전 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의 재정통합에 이어, 부과체계 통합까지 이뤄냄으로써 명실상부한 전 국민 건강보험으로 자리매김될 수 있다. 현 정부에 제 3단계 부과체계 개편안을 마련하기를 강력히 요구한다.

⁋ 해당 분야 전문가의 견해를 담은 칼럼으로 서울시 및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